병증
대변경(大便硬)
大便硬
대변경(大便硬)은 ‘대변이 굳다’는 뜻으로, 《상한론》의 소양병·양명병·태양병 조문에서 확인된다. 그러나 이 표기만으로 하나의 고정된 병명이나 장면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어떤 조문에서는 표와 리에 증상이 함께 있는 양미결을 판별하는 단서이고, 다른 조문에서는 심한 발한 뒤의 진액 변화와 소변 횟수를 살피는 소견이며, 또 다른 조문에서는 풍습상박의 여러 징후 가운데 처방 기록을 가르는 조건으로 쓰인다.[SRC-001][PASSAGE-001][PASSAGE-002][PASSAGE-003]
원문 장면에 따라 달라지는 대변경(大便硬)
원문 표기와 문맥의 범위
세 조문은 모두 大便硬이라는 같은 표기를 쓰지만, 그 앞뒤에 놓인 징후와 시간 순서는 서로 다르다. 상한 5~6일째의 머리 땀·미세한 오한·손발의 냉감·심하만·식욕 저하·맥세가 한 묶음을 이루는가 하면, 양명병에서 본래 땀이 난 뒤 다시 심하게 발한한 경과가 먼저 제시되기도 한다. 상한 8~9일째에는 몸이 아프고 번잡하여 스스로 돌아눕지 못하는 상태, 구토와 갈증의 부재, 부허하면서 삽한 맥이 먼저 놓인다. 따라서 대변경은 이러한 조건들을 떼어 낸 독립 명칭이라기보다 각 조문의 장면 안에서 읽어야 하는 소견이다.[PASSAGE-001][PASSAGE-002][PASSAGE-003]
표와 리를 함께 살피는 양미결의 장면
첫 번째 기록인 상한론 · 소양병 · 제148조는 상한 5~6일째에 머리에서 땀이 나면서 약간 오한이 있고 손발이 차며, 심하가 그득하고 먹고 싶지 않으며 대변이 굳고 맥이 가는 경우를 양미결이라 한다. 조문은 이를 표의 증상과 리의 증상이 함께 있는 상태로 풀이한다. 맥이 침하거나 침긴하다는 사실만으로 소음병이라 하지 않고, 순음결이라면 외증과 땀이 다시 나타날 수 없다는 부정 조건을 제시한 뒤, 실제로 머리에 땀이 난다는 점을 근거로 소음병과 순음결을 가른다.[PASSAGE-001]
같은 조문은 소시호탕을 쓸 수 있다고 기록하고, 그래도 분명히 풀리지 않으면 대변을 본 뒤 풀린다고 서술한다. 여기서 대변경은 처방명에 곧바로 대응하는 단독 표지가 아니다. 머리 땀의 존재, 외증이 남아 있다는 판단, 맥상, 배변 뒤의 시간 순서가 함께 양미결이라는 장면을 구성한다.[PASSAGE-001]
발한 뒤 진액과 소변 횟수의 변화
두 번째 기록인 상한론 · 양명병 · 제203조는 양명병에서 본래 스스로 땀이 났는데 의원이 다시 심하게 발한시킨 뒤를 다룬다. 병은 이미 나았지만 미세한 번조가 남아 개운하지 않은 경우, 조문은 진액을 잃어 위중이 건조해진 까닭에 대변이 굳었다고 설명한다. 대변경이 먼저 생기고 다른 변화가 뒤따른다고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거듭된 발한과 진액 상실, 위중의 건조, 대변의 굳음이라는 선후 관계를 제시한다.[PASSAGE-002]
이 장면에서는 소변 횟수를 묻는 일이 이어진다. 본래 하루 서너 번이던 소변이 그날 두 번으로 줄었다면 진액이 위중으로 돌아가고 있으므로 머지않아 대변을 볼 것이라고 기록한다. 따라서 이 조문의 판단은 대변이 굳다는 현재 상태에 머물지 않고, 이전의 소변 횟수와 당일의 횟수를 비교하여 뒤이을 배변 시점을 헤아리는 데까지 나아간다.[PASSAGE-002]
풍습상박에서 처방 기록을 가르는 조건
세 번째 기록인 상한론 · 태양병 · 제174조는 상한 8~9일째 풍습이 서로 부딪혀 몸이 아프고 번잡하며 스스로 돌아눕지 못하는 장면을 먼저 제시한다. 구토가 없고 갈증도 없으며 맥이 부허하면서 삽한 경우에는 계지부자탕을 쓴다고 기록한다. 이어 같은 사람에게 대변경이 있고 소변은 절로 잘 나온다는 조건이 붙으면 거계가백출탕을 쓴다고 기록한다.[PASSAGE-003]
소변은 두 장면을 구분하는 핵심 사례다. 발한 뒤의 양명병 조문에서는 소변 횟수가 줄어드는 변화를 진액이 위중으로 돌아가는 과정과 대변이 나올 시점에 결부한다. 반면 풍습상박 조문에서는 소변이 절로 잘 나오는 상태와 대변경이 함께 제시되어 처방 기록이 달라진다. 이처럼 같은 대변경이라도 소변이 적어지는지 잘 나오는지, 그 변화 앞에 발한이 있었는지 풍습상박의 신체 증상이 있었는지에 따라 문헌 속 역할이 달라진다.[PASSAGE-002][PASSAGE-003]
비슷한 표현을 가르는 후대 주석의 독법
후대 주석서는 양명부병에서 나타나는 배변 표지를 하나로 합치지 않는다. 발한·토하·이소변 뒤 진액을 잃고 소변이 도리어 잦으면서 대변이 굳는 경우를 비약이라 하고, 대변이 통하지 않는 경우를 위가실이라 하며, 소양병에서 잘못 발한하거나 이소변한 뒤 위중이 마르고 대변이 맺혀 건조해진 경우를 대변난이라 구분한다.[DBY-COM-001][SRC-002]
이 분류에서 대변경, 대변불통, 대변결조는 비슷한 배변 양상을 나타내지만 서로 바꾸어 쓸 수 있는 동일 표지가 아니다. 주석은 앞선 처치가 무엇이었는지, 진액을 잃었는지, 소변이 잦은지, 위중의 건조가 어떤 경로로 생겼는지를 함께 따져 각각을 달리 이름 붙였다. 이는 원조문의 대변경도 표기 하나만 떼어 읽기보다 병의 경과와 소변 변화 속에서 해석해야 함을 보여 준다.[DBY-COM-001][PASSAGE-002]
본문 미주 6건 확인하기
腑病則有太陽陽明……亡其津液,胃中乾燥……小便反數,大便硬者,所為脾約是也;有正陽陽明……大便不通者,所為胃家實是也;有少陽陽明……胃中燥熱……大便結燥者,所為大便難者是也。
원문이 있는 곳으로 이동TheQi, 傷寒論
원문이 있는 곳으로 이동吳謙 等, 訂正仲景全書傷寒論注, 陽明篇
원문이 있는 곳으로 이동傷寒五六日,頭汗出,微惡寒,手足冷,心下滿,口不欲食,大便硬,脈細者,此為陽微結,必有表,復有裡也。脈沉亦在裡也。汗出為陽微。假令純陰結,不得復有外證,悉入在裡,此為半在裡半在外也。脈雖沉緊,不得為少陰病。所以然者,陰不得有汗,今頭汗出,故知非少陰也。可與小柴胡湯,設不了了者,得屎而解。
陽明病,本自汗出,醫更重發汗,病已差,尚微煩不了了者,此必大便硬故也。以亡津液,胃中乾燥,故令大便硬。當問其小便,日幾行。若本小便日三四行,今日再行,便知大便不久出,今為小便數少,以津液當還入胃中,故知不久必大便也。
傷寒八九日,風濕相搏,身體疼煩,不能自轉側,不嘔不渴,脈浮虛而澀者,桂枝附子湯主之。若其人大便硬,小便自利者,去桂加白朮湯主之。
의서에서 확인한 원문
상한론 · 소양병 · 제148조
傷寒五六日,頭汗出,微惡寒,手足冷,心下滿,口不欲食,大便硬,脈細者,此為陽微結,必有表,復有裡也。脈沉亦在裡也。汗出為陽微。假令純陰結,不得復有外證,悉入在裡,此為半在裡半在外也。脈雖沉緊,不得為少陰病。所以然者,陰不得有汗,今頭汗出,故知非少陰也。可與小柴胡湯,設不了了者,得屎而解。현대어: 상한(傷寒)된 지 5~6일 만에 머리에 땀이 나고, 약간의 오한이 있으며, 손발이 차고, 심하만(心下滿, 명치 아래가 가득 참)하며, 입맛이 없고, 대변이 굳으며, 맥이 세(細, 가늠)한 자는, 이것이 양미결(陽微結, 양기가 미약하여 뭉침)이 된 것이니 반드시 표(表)에 증상이 있고 다시 리(裡)에도 있는 것이다. 맥이 침(沈, 가라앉음)한 것 또한 리(裡)에 있는 것이다. 땀이 나는 것은 양미(陽微)하기 때문이다. 가령 순음결(純陰結, 순수하게 음이 뭉침)이라면 외증(外證)이 다시 있을 수 없고 모두 리(裡)로 들어갔을 것이니, 이것은 반은 리(裡)에 있고 반은 외(外)에 있는 것이다. 맥이 비록 침긴(沈緊, 가라앉고 긴함)하더라도 소음병(少陰病)이라 할 수 없다. 그러한 까닭은 음(陰)은 땀이 날 수 없는데, 지금 머리에 땀이 나므로 소음병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소시호탕(小柴胡湯)을 줄 수 있으며, 만약 명확히 풀리지 않는 자는 대변을 보면 풀린다.
해설: 땀의 유무와 맥상을 통해 양미결(陽微結)과 소음병(少陰病) 및 순음결(純陰結)을 감별하는 논리를 기술한다.
상한론 · 양명병 · 제203조
陽明病,本自汗出,醫更重發汗,病已差,尚微煩不了了者,此必大便硬故也。以亡津液,胃中乾燥,故令大便硬。當問其小便,日幾行。若本小便日三四行,今日再行,便知大便不久出,今為小便數少,以津液當還入胃中,故知不久必大便也。현대어: 양명병(陽明病)에 본래 스스로 땀이 났는데 의원이 다시 심하게 발한(發汗)시켜 병은 이미 나았으나 여전히 미세하게 번조(煩)하여 개운치 않은 자는, 이는 반드시 대변이 굳었기 때문이다. 진액(津液)을 잃어 위중(胃中)이 건조해졌으므로 대변을 굳게 만든 것이다. 마땅히 그 소변이 하루에 몇 번 나오는지 물어야 한다. 만약 본래 소변이 하루에 서너 번 나왔는데 오늘 두 번 나왔다면, 곧 대변이 머지않아 나올 것임을 알 수 있다. 지금 소변 횟수가 적은 것은 진액이 마땅히 위중(胃中)으로 다시 들어가기 때문이므로, 머지않아 반드시 대변을 볼 것임을 알 수 있다.
해설: 과도한 발한 후의 잔여 증상을 대변 상태와 연결하고, 소변 횟수의 변화를 통해 대변 배출 시점을 감별하고 있다.
상한론 · 태양병 · 제174조
傷寒八九日,風濕相搏,身體疼煩,不能自轉側,不嘔不渴,脈浮虛而澀者,桂枝附子湯主之。若其人大便硬,小便自利者,去桂加白朮湯主之。현대어: 상한 후 8~9일이 되어 풍습(風濕)이 서로 부딪히면, 신체가 아프고 번잡하여 스스로 몸을 뒤척이지 못하고, 구토가 없으며 갈증이 없고, 맥이 부허(浮虛)하면서 涩(삽)한 자는 계지부자탕으로 다스린다고 기록한다. 만약 그 사람이 대변이 굳고 소변이 절로 잘 나오는 자는 거계가백출탕으로 다스린다고 기록한다.
해설: 풍습상박(風濕相搏)으로 인한 신체 통증과 거동 불능의 상태를 묶으며, 대변의 굳음 여부에 따라 계지부자탕과 거계가백출탕을 구별한다.
문헌에서의 쓰임
원문에서 大便硬 표기를 포함한 조문을 출전과 번호에 따라 나누었다. 같은 표현이 단독 소견인지, 복합 병증인지, 처방 선택의 근거인지 전후 문맥과 함께 비교할 수 있다.
같은 표기라도 문헌과 문맥에 따라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현대 진단명으로 곧바로 치환하지 않고, 후대 주석은 해석 주체와 출전을 분리해 추가한다.
원문에서 확인되는 기록
이 용어의 표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조문으로 상한론 · 소양병 · 제148조, 상한론 · 양명병 · 제203조, 상한론 · 태양병 · 제174조 등이 연결된다.
각 조문의 원문·번역·해설은 출전별 기록으로 나누어 읽는다.